빈이네 집 평론, 제민일보 김형훈 기자, ‘도시의 표정을 바꾼다’, 제민일보 06.11.2000
Critisism, written by Kim-Heonghoon, Jemin Daily 06.11. 2000
산업혁명은 철을 다량생산하게 만들었다. 따라서 전에는 꿈에도 꾸지 못하던 건축 구조물들이 탄생했다. 프랑스건축가 구스타프 에펠(1832-1923)은 파리의 상징 가운데 하나인 에펠탑을 설계한 인물이다. 300m가 넘는 이철구조물은 찬사와거센 반대를 동시에 받았다. 반대 이유는 당시 대리석 조각에 익숙해있던 건축가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에서 고정틀의 파괴는 새로운 창조를 가져온다. 서귀포시 강정동에 가면 외딴 나라에서 온 듯한 아주 낯선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강정교회(설계 무회건축. 대표 김재관. 98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입선작)는 첫 눈에 “교회 갖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늘 우리가 보아온 서구식의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껏 우리나리의 교회양식은 서양의 것을 그애고 빌려왔다. 교회건축은 정신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그보다는 모양 닮기에만 치중하는 그런 양식을 강정교회는 거부했다. 무회건축은 회합, 커뮤니케이션, 소통장소로서의 의미를 그려 넣었다. 강정교회의 내외부는 노출콘크리트를 소재로 썼다. 강정교회가 만들어지자 어떤 이들은 “심하잖아”라는 말을 내뱉기도 했을 정도이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강정교회는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소리업이 외치고 있다. 강정교회는 순환체계, 즉 본당으로 이르는 진입과정(동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본당은 2층에 있다. 1층에는 커뮤니티 장소인”필로티(piloti:건물의 일부분 가운데 벽체없이 기둥만 있는 공간으로 사람들의 통행이 자유로운 공간)”가 있다. 교회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자연스레 이 공간으로 오게끔 돼 있다. 이곳은 2층으로 진입하기에 앞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장소이다. 본당으로 향하기 전에 호흡을 가다듬고 자신이 어디로 향할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마치 제주의 전통건축에서 느껴지는 올래의 개념이 들어있다. 강정교회의 필로티는 중성적 공간이다. 기독교와 마을을 이어주며, 외부와 내부를 연결하는 고리이다. 기독교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대중과의 접근을 끌어내고 있다. 우리 전통건축에서는 처마가 이런 매개역할을 맡았다. 한마디로 강정교회는 공간이 중심이며 소통체계에 초점을 두고 설계된 작품이다…..
작품기고, 건축과 환경, No.0304, 2003